20091214 - D+1, 건즈 앤 로지스 내한공연을 다녀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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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일 오후 7시. 건즈 앤 로지스의 역사적인 첫 내한공연이 있는 날이었습니다. 전날 모임에서의 과음과 공연 당일 날의 결혼식 참석에도 불구하고, 일요일 저녁에 올림픽공원까지의 강행군을 한 이유는 바로 건즈 앤 로지스의 육성을 듣기 위함이었죠. 뭐 빈싼 티켓 값 때문이기도 하지만요 ^^

 이번 공연은 이래저래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공연이었습니다. 저는 공연 시작 시간에 입각하여 입장 시간을 예상하여 4시에 집을 나섰는데, 인터파크에서 문자가 오더군요. 입장 시간이 7시로 변경되었다는 내용으로. 그렇다면 공연은 8시겠다는 생각을 한 다메. 그래도 한 시라도 빨리 가고 싶은 마음에 부랴부랴 갑니다. 공연장에 도착해서 지정석 대기열에 몸을 담고서 장내로 들어간 시각이 7시 40분쯤 되었죠. 그런데 주최측에서 다소 황당한 내용의 공지가 나옵니다. "건즈 앤 로지스 공연 성격 상, 간혹 발생되는 공연 시간이 지연되는 사태가 발생되었다." 라는 공지. 그 말도 안되는 공지를 들으면서까지 계속 기다립니다. 이후로 그 공지가 한 번 더 나오고, 객석에서는 욕설과 환불이라는 말들이 오갔고, 실제로 제 옆에 있는 외국인 커플은 지네들끼리 뭐라뭐라 하더니 결국 자리를 떴습니다. 다메도 9시 20분쯤 됐을 무렵에, "십 분만 더 기다려보자." 고 마음을 먹었었으나, 마치 듣기라도 한 듯 이내 나옵디다.

 작년 11월 말에 발매된 신보 <Chinese Democracy>를 오프닝 곡으로 공연은 시작됩니다. 비록 전성기 때보다 살찐, 그래서 카리스마의 퀄러티는 떨어져보이는 액슬이었지만, 공연이 진행되면 될수록 곡에서 잊혀졌던 카리스마가 묻어나오더군요. 두 시간동안 이어진 이번 공연에서는 <Chinese Democracy>, <shakler's Revenge>, <Better>, <If the world>등을 비롯한 신보와 <Welcome to the jungle>, <Live and let die>, <Sweet Child O' mine>, <November Rain>, <Knockin' on heaven's door> 등의 추억의 명곡이 적절히 조화되었습니다. 신보의 곡들도 좋았지만, 기억에 남는 두 부분을 꼽아보자면, 우선 이번 공연에 새로 투입된 기타리스트인 DJ 애쉬바의 기타 솔로에 이어진 <Sweet Child O' mine>과 후렴부의 피아노 연주가 매력적인 <November Rain>이었죠.
 
 일단 <Sweet Child O' mine>의 경우는 기타 솔로가 끝나자마자 강렬한 도입부로 이어지는데, 일단 거기서 한 번 왈칵 쏟아냈습니다. 그 곡을 부를 때는 객석의 관객들도 전부 자리에서 일어나 "Sweet Child O' mine~~" 을 외쳤더랍니다. 물론 다메도 자리에서 일어나 울먹이면서 "Sweet Child O' mine~~"을 외쳤구요. 그리고 공연이 3분 2쯤 지났을 무렵. 드럼이 세팅된 아랫 부분에서 무언가를 꺼냅니다. 바로 피아노였지요. Baldwin 메이커가 선명하게 찍힌 그랜드 피아노. 그 앞에 액슬이 앉고, 피아노 건반을 누르는 순간, 장내는 탄성이 터져 나왔습니다. 바로 <Novenber Rain>이었던 거지요. 이 곡이 나올 때도 전 객석의 스탠딩화가 이루어졌습니다. 그리고 노래가 한창 진행되다가 클라이막스 부분에서 잠시 적막이 흘렀죠. 모두들 "여기서 끝나나??" 라면서 웅성이기 시작할 때, 다시 연주가 들어갑니다. 기타와 피아노의 사운드가 적절히 조합된 <Novenber Rain>의 후렴부. 여기서 다메는 뜨거운 눈물을 흘려 보냅니다. 정말이지 말 그대로 손발이 오그라든다는 표현이 딱 맞는 부분이었던 것 같네요.

 이렇게 두 시간 여를 보내고서 공연은 끝을 맺습니다. 지연된 시간으로 인해 공연 시작이 늦어지고, 발라드 곡이 나올 때는 하품을 해가면서 본 이번 공연. 이래저래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생애 최고의 경험임에는 틀림없습니다. 끝나고 나니 11시 30분. 공연장을 빠져 나와 집에 가려고 하는데, 너무 늦다보니 지하철은 이미 끊긴 상태. 그래서 어쩔 수 없어 택시를 타고 집에 왔습니다. 공연장의 온기를 고스란히 품고 집에 오니 1시 10분. 씻지도 못하고 잠이 들어버렸고, 덕분에 오늘 지각을 했네요. 출근 시간이 8시인데, 일어나보니 7시 40분. 하지만 어제 건즈 앤 로지스와의 만남으로 인해 욕을 먹어도 먹은 것 같지도 않네요.

 현재 상황에서 건즈 앤 로지스가 다시 온다면, 다메는 다시 갈 껍니다. 그리고 제발 왔으면 하는 그룹은 Radiohead, 정말 보고 싶은 가수는 Jason Mraz. Jason Mraz는 몇 번 온 것은 같은데, 대규모 공연은 아직 안 한 것 같아서, 한국에 온다면 꼭 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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