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811 - 지.아이.조 & 국가대표

|
 지난 주말, 다메는 두 편의 영화를 관람했습니다. 평소엔 혼자 보는 걸 즐겨라 하는 다메지만, 이번만큼은 동행이 있었습니다. <지.아이.조>는 친동생과 함께, <국가대표>는 한다리 건너서 알게된 동생과 함께 말이죠. <지.아이.조>는 보통이었고, <국가대표>는 완전 좋았습니다. 간만에 눈물샘을 자극하더이다.


1. 토요일 밤, 동생의 근무를 마치자마자 CGV안산으로 고고싱~했습니다. <지.아이.조>를 보기 위해서지요. 우습게도 이병헌의 헐리우드 진출작임에도 불구하고, 저는 영화 보기 전날 알았다지 뭡니까??

 이 영화에서 이병헌은 적군의 닌자, 스톰 쉐도우 역할을 맡았습니다. 키작은 동양인에게 적역이긴 합니다만, 그것이 곧 한계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영화는 보통이었던 것 같습니다. 볼거리는 풍성했으나, 헐리우드 작품 치고는 CG가 엉성해 보이기도 합니다. <국가대표>에서 보여준 CG보다도 못한 것 같다는 느낌이 지워지질 않는군요. 그리고 블록버스터의 한계인 스토리의 부실성은 어쩔 수 없었구요. 전반적으로 산만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부제에서 보시듯 이번 편은 전쟁의 서막입니다. 속편에서 벌어질 일들에 대한 복선만 깔다가 끝났다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병헌의 분량이 생각보단 적지 않았던 것 같아서 조금은 위안(?)이 되었습니다. 이번 편의 끝부분을 봤을 때, 과연 속편에서 나오게 될 지 궁금했었습니다. 월요일에 출근해서 회사 동료들과 얘길 나누어보니 속편도 계약을 했다는 말이 있더군요. 이래서 속편에선 어떤 모습으로 나오게 될 지 막연하나마 기대감을 가져봅니다.



2. 일요일엔 강변역 CGV까지 행차(?)를 했습니다. 오랜만에 여성 동지와 영화를 봤습니다. 전 회사 동료와 술자리를 갖다가 알게 된 동생이었죠.

 대개의 영화가 그렇듯,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이번의 경우는 달랐습니다. <국가대표>. 스토리도 스토리지만, 일단 하정우라는 배우의 영화이기에 "꼭 봐야겠다."는 마음을 먹었습니다.

 일각에서는 <차우>가 더 낫다는 의견도 있긴 하지만, 아직 보지도 못했고, 볼 생각도 없기 때문에 패쓰~^^

 처음에는 영화에 몰입이 되지 않은 탓인지, 선수를 모집하는 과정에서 필연성 내지는 설득력이 좀 약하지 않은가 싶었습니다. 그래서 초반에는 "이게 뭥미??" 라는 생각만 되풀이 했었죠.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영화는 관객을 스크린 안으로 빨아들이는 것 같았습니다.

 선수 모집 과정부터 훈련 준비 과정, 그리고 우여곡절 끝에 올림픽에 진출하게 된 사연들이 잘 어우러졌고, 마지막에 스키점프 씬에서 스키를 지치는 모습에서 각 선수들마다의 가슴 저린 사연이 오버랩 되면서 눈물이 주루룩 흘렀습니다. 처음에는 약간 나더니 시간이 지나니 뺨을 타고 흐르더군요. <태극기 휘날리며>에서 형제 간의 전장 조우 씬 이후로 거의 처음 맛보는 느낌이었습니다.



3. 눈물 얘기 나오니 생각났는데, 참고로 다메는 스포츠를 좋아합니다. 체력 및 스킬이 즈~질이라 그저 구경하는 것으로만 만족해야 하지만...사실 슬픈 연애담보다는 스포츠를 보면서 눈물을 흘리는 경우가 적지 않았습니다. 2000년 엔가요?? 현대와 두산의 한국 시리즈 때, 두산이 1~3차전을 내주면서 스윕을 당하는게 아닌가 싶었죠. 하지만 곰 특유의 뚝심으로 4~6차전을 모두 따내옵니다. 결국 7차전에서 톰 퀸란을 막지 못해 분루를 삼켜야 했지만 말이죠. 당시 5차전에서 정수근이 역전 3루타를 치면서 오버 액션하는 모습에 눈물을 흘렸던 적이 있었구요. 2002년 월드컵 때, 이탈리아와의 16강전을 보면서 눈물을 흘렸던 적이 있었습니다. 당일은 물론이고, 다음 날 아침에 티비를 틀었을 때, 뉴스에서 나오는 보도 자료를 보면서도 그랬구요. 그리고 지금도 MBC ESPN에서 <이경규가 간다 : 월드텁 특집>에서 그 경기를 볼 때면, 목도 메어오고, 가끔 찔끔한답니다.
And